山景
도종환
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
산도 똑 같이 아무 말도 안 했다
말 없이 산 옆에 있는게 싫지 않았다
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
하늘은 하루 종일 티없이 맑았다
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 왔지만
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 버렸다
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
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
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 내려 갔다
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
하늘 아래 허물 없이 하루가 갔다
흐르는 곡 - I Have A Dream / Richard Clayderman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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