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인의 마을

가을이 아름다운 건

여울바위 2010. 10. 22. 18:19

가을이 아름다운 건  -  이해인

 

 
구절초, 마타리, 쑥부쟁이가

꽃으로 피었기 때문이다
그리운 이름이
그리운 얼굴이
봄 여름 헤매던 연서들이 가난한 가슴에 닿아

열매로 익어갈 때 몇 몇은 하마 낙엽이 되었으리라
온종일 망설이던 수화기를 들면 긴 신호음으로 달려온 그대를
보내듯 끊었던 애잔함
뒹구는 낙엽이여
아, 가슴의 현이란 현 모두 열어
귀뚜리의 선율로 울어도 좋을
가을이 진정 아름다운 건
눈물 가득 고여오는
그대가 있기 때문이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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